

shape of water
물만 차 있는 수족관을 쿵쿵 치면서 소리를 지르는 남자
“노래해봐, 거기서는 노래 잘만 했으면서 뭐가 문제야?”
수족관 물살이 일렁이더니 뾰족한 귀랑 이빨을 가진 사람 형체를 한 무엇인가 나옴
그렇게 나온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서서 소리치는 남자랑 주변에 흰 가운을 입은 몇 명의 사람들 그리고 무장한 군인들까지 어두컴컴한 방에 서 있었음
소리 지르는 남자를 빤히 쳐다보는 물 안의 존재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쳐다봄
그런 존재에게 더 다가가 소리치는 남자
손가락이 다가오자 순식간에 커다란 입을 열어 소리치는 남자의 손가락을 물어뜯더니 첨벙첨벙하며 물고기 같은 꼬리를 흔들며 유유히 수족관 깊은 곳으로 들어감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남자를 둘러싸는 방 안의 사람들
다들 허겁지겁 어디에 전화하면서 난리 치는 와중에 그런 사람들 보라 다시 나온 수족관의 인어는 입에 넣었던 손가락을 퉤 하고 뱉어내고 그 난리 통을 웃으면서 쳐다보다 다가오는 사람들을 피해 꼬리로 물을 치며 풍덩 소리 내며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물을 끼얹으며 들어감
급하게 쓰러진 남자는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고 다른 사람들도 뿔뿔이 자기 구역으로 흩어짐
그렇게 피범벅이 된 바닥을 치우기 위해 청소 반장에게 연락했고 청소반장은 그 기분 나쁜 방으로 보낼 두 사람을 지목함
지목당한 사람은 어리고 빈민가에 사는 낙수랑 명헌이였음
“아니 왜 그 기분 나쁜 방에 우리가 들어가야 해요? 아까까지 커다란 비명이 들린 방을?”
“싫어? 그럼 너 내일부터 나오지 말던가, 명헌이는 조용한데 넌 왜 그러니?”
“이명헌은 말도 못 하니깐 이런 좆같은 일 시키는 거잖아요, 나도 만만하니깐 시키는 거 알아요”
“싫으면 내일부터 나오지 말렴, 너도 이 자리 원하는 사람들 많은 거 알잖아”
“시발....”
“어린애가 욕은 어디서 배운 거야, 어린놈이 쯧쯧”
“...오늘만 하는 거 맞죠?”
“글쎄?”
한숨만 푹 쉬는 낙수 뒤에 멀뚱히 서 있는 명헌이
그런 애들 보고 손짓하며 내보내는 청소반장
둘이 조용한 길을 걸으며 온몸으로 화내는 낙수를 그저 쳐다보며 길가는 명헌이
“야 너는 화도 안 나?”
-딱히
“아니 거기에 괴생명체가 있다고 얘기 들었단 말이야.”
-그래?
“됐다...너랑 무슨 대화를 하냐..”
청소반장이 알려준 방문 앞에 서 있어도 나는 비린내
“이게 무슨 냄새야...비린내 같은데...”
-장군이 여기서 피 흘리며 나왔데
“그걸 어떻게 알아?”
-사람들이 전부 이 얘기하고 있더라
한숨 푹 쉬며 방문 손잡이를 만지작만지작 만지기만 하는 낙수와 그 뒤에 서 있는 명헌이
낙수는 명헌이 한번 힐끗 보더니 문을 열어젖힘
문이 열리자 보이는 건 바닥에 흥건한 선홍빛 물과 비린내, 그리고 가운데 은은한 파랑 빛을 내는 수족관
낙수는 마스크를 쓰고 명헌이한테도 마스크를 전해줌
둘 다 마스크를 끼고 묵묵히 대걸레질하다 낙수가 악! 하고 비명을 지름
그런 낙수한테 다가가는 명헌이
낙수가 손가락질하는 곳을 쳐다보니 바닥에 놓여있는 살 색의 무엇인가
그 물체를 향해 다가가 들어 올려 가까이서 쳐다보는 명헌이랑 눈은 반쯤 감은 채 쳐다보는 낙수
“이거 손가락 아냐? 소령 손가락?”
-그런 것 같아
“아하하 그 새끼 맨날 좆같은 소리만 했는데 잘됐네! 그거 갖다 버리자 그 새끼 자기가 평소에 무시하던 부족한 인간이 직접 되어보라지”
그런 낙수를 빤히 쳐다보다 손가락보다 반복하던 명헌이는 손가락을 늘 가지고 다니던 손수건에 감싸 포장함
손수건은 이미 피범벅인 손가락 때문에 금세 빨갛게 변함
그거 보고 청소함을 뒤적이다 발견한 위생 봉투에 담아 방문을 열고 나가 근처에 지나다니던 군인한테 쥐여줌
군인은 자기한테 다가온 비린내 나는 청소부보고 눈살을 찌푸리다 나온 곳이 장군님 있던 방인 걸 알아차리고 왜 불렀냐고 물어봄
아무리 말해도 대답 안 하는 명헌이한테 빡친 군인이 욕하는데 손가락 담긴 위생 봉투 쥐여주고 자기 목 가리키고 엑스 표시하는 명헌이
그제야 눈앞에 있는 사람이 기지 내 유명한 유일한 벙어리인거 알고 머쓱한 표정으로 위생 봉투를 열어봄
거기에 빨간 손수건이 있어 꺼내 열어보니 절단면이 뭉개진 손가락이 나타나 비명을 지르며 손가락을 던짐
그런 군인을 빤히 쳐다보다 아까까지 청소하던 곳으로 떠남
남겨진 군인은 바닥에 떨어진 손가락 다시 손수건으로 감싼 뒤 무전기에 장군님 손가락 주었다고 보고함
방안에서 둘이 묵묵히 청소하다 결국 수족관 근처까지 청소하러 감
“아. 진짜 뭐 있는 거 아니야? 그 미친 장군의 손가락을 물어뜯을 존재가 여기 아직 있는 거 아냐?”
말하면서 수족관에 노크하듯 두드리자마자 무엇인가 나와서 크게 하악! 소리침
그 소리를 듣고 놀란 명헌이랑 낙수는 짐 다 두고 몸만 간신히 나옴
낙수는 명헌이 손목 잡고 청소반장을 찾아가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지만 청소반장은 심드렁하게 말함
“그 얘기 밖에 소문나면 너희 큰일 날 것이다.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오늘은 그냥 집이나 가”
그 말 듣고 입 꾹 다물고 명헌이 손목 잡고 퇴근하는 낙수
명헌이는 낙수를 순순히 따라감
둘이 같이 출퇴근 카드 찍고 셔틀버스 타고 빈민가 근처에 내려서 각자의 집으로 헤어짐
명헌이는 낙수랑 헤어지자마자 동네에 단 하나 있는 마트에 들려 장을 보고 집에 가기로 생각함
장을 보고 집 가는데 길거리에서 명헌이 보고 수군덕수군덕 이야기하는 사람, 인사해주는 사람, 더러운 것 보듯 피하는 사람들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지만, 명헌이는 자기만의 길을 감
혼자 사는 자그마한 집 대충 정리하고 한 끼 식사 만들면서 내일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도 준비함
보통 가져가는 건 삶은 달걀 2개, 사과나 바나나 1개 정도를 점심으로 가져감
모든 그것을 끝내고 목욕하기 위해 욕조에 물 받고 들어감
반신욕 하면서 오늘 수족관에서 봤던 존재에 대해 생각함
초롱초롱한 두 눈, 물고기 꼬리 같은 하체를 생각하다 자연스레 장군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상어와 같은 날카로운 치아와 날카로운 귀, 그리고 듣기 거북하던 목소리까지 생각해버리니 순식간에 소름이 돋아 꾸역꾸역 몸을 구겨서 머리끝까지 물에 담가버림
보글보글 물방울 올라오다 점점 작아지며 없어지다 약 1분 후 명헌이가 물 위로 올라옴
그리고 마저 씻고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바닥을 지나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함
꿈속에서 어떤 존재랑 수영하고 즐겁게 웃다 자연스레 그 존재와 키스하는 꿈까지 꿨지만 일어남과 동시에 꿈은 희미해져 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음
꿈에 대해 더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울리는 알림 소리에 급하게 출근 준비함
여러 사람과 셔틀버스를 타고 다 같이 출근 카드 찍기 위해 기다리다 낙수를 만나 같이 대기하며 낙수의 이야기를 들어줌
출근 카드 찍고 평소와 같은 부서에서 청소 준비하는데 청소반장이 명헌이를 부름
짜증 나는 표정을 하는 낙수와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는 명헌이
그런 명헌이에게 어제 청소했던 수족관 방으로 근무지가 변경되었다고 알려줌
그걸 듣고 있던 낙수는 짜증 내며 발 굴리면서 명헌이 옆으로 다가가는데 명헌이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총총걸음으로 떠남
낙수는 그런 명헌이를 어이없단 듯이 쳐다보는데 그에 반해 명헌이는 무심하게 떠남
“아니 어제는 하루만 그런다면서요!”
“난 확답하지 않았어, 발령자인 명헌이는 가만히 있는데 네가 왜 화내니? 낙수 네가 갈래?”
그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는 낙수를 보고 코웃음 치며 떠나는 청소반장
총총 떠나는 명헌이한테 달려가서 손에 통을 쥐여주는 낙수
“미안해... 일단 이거라도 갖고 있어, 후추 스프레이야....”
-진짜 괜찮아, 이거 나 줘도 돼?
“요즘 그 새끼도 안 오니깐 괜찮아...집에 여유분도 있어.”
그러고 떠나는 명헌이를 쳐다보는 낙수의 표정은 여전히 침울해 보임
수족관이 있는 방에 도달하니 미약하게 나는 비린내에 표정을 약간 찡그리는 명헌이
명헌이는 방문을 열고 들어감
들어간 방에 보이는 건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수족관 앞에 서서 뭔가를 적는 모습이었음
명헌이는 그런 남자를 무시하며 청소도구함에서 대걸레를 꺼내 청소하기 시작함
그렇게 서로 신경도 쓰지 않고 각자 할 일을 하다 남자가 할 일이 끝났는지 명헌이를 쳐다봄
“안녕하세요, 저는 이곳 연구 관리자 최동오예요. 이번에 배정된 직원분이신가요?”
말하면서 내민 손을 빤히 쳐다만 보는 명헌이에게 살짝 짜증이 나려고 할 때쯤 자기 목 가리키면서 엑스 표시하는 명헌이를 보고 눈앞의 남자가 연구소에서 유명한 벙어리란걸 깨달음
명헌이는 약간 당황해하는 동오를 보고 꾸벅 고개를 끄덕여 인사함
머쓱해진 손을 들어 뒤통수만 만지작거리다 아! 하는 소리와 함께 가지고 있던 수첩 뒷장을 뜯어 펜 하나와 같이 명헌이에게 전해줌
“왜 이곳에 왔나요? 다들 여기 싫어할 텐데...”
‘반장이 보내서 왔어요’
“지원하신 거예요?”
‘그건 아니에요’
“그럼, 여기 청소할 거 별로 없으니 청소 다 하면 시간 보내도 돼요. 모든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할 때는 이런 이점이라도 받아야 좋은 거죠”
‘감사해요...그런데 반장이 뭐라 할 것 같은데요...’
“청소반장도 여기 안 들어올 거예요, 뭐라 하면 내가 시킨 일 있다고 말하세요.”
‘감사해요, 혹시 노래 같은 거 들어도 될까요? 아님 라디오라든지’
“우성이만 자극하지 않으면 돼요. 보통 짜증이 나면 바로 공격하는 건 아니고 물을 끼얹거든요. 그때는 바로 끄면 돼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우성이요?’
“아 저 생명체 이름이에요. 잡아 온 곳이 한국어로 우성이란 곳이었거든요. 무슨 일 있으면 저기 응급이라 써진 벨 누르세요.”
떠나려는 동오를 잡고 펜을 쥐여주는데 동오는 그저 웃기만 함
“저랑 가끔 대화할 때 필요하잖아요, 가지세요”
명헌이는 펜과 수첩을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꾸벅이면서 감사를 표현함
수족관에서 튄 몇 개의 물웅덩이를 치우고 나니 어제 치운 상태랑 똑같아짐
그렇게 명헌이는 의자에 앉아 수족관을 관찰함
점심시간이 되어도 나오지 않는 우성이에게 왜인지 모르게 약간 실망하고 점심으로 싸 온 도시락을 열어 먹기 시작함
그리고 오늘은 집 가는 길에 반납하려고 했던 책을 꺼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함
그렇게 조용하게 시간은 흘러가고 간헐적으로 수면에 물방울 튀기는 소리만 남
퇴근을 알리는 시계 소리와 함께 명헌이는 책을 덮고 일어나 뒷정리하는데 딱 마주친 수족관 안의 우성이
동그란 눈을 뜨고 명헌이를 쳐다봄
놀란 명헌이는 급하게 가방을 들어 올려 청소함이랑 같이 나가는데 그런 명헌이를 빤히 쳐다만 보는 생명체
허둥지둥 나와 청소함을 두고 퇴근 카드를 찍기 위해 줄을 서면서 놀란 가슴 달램
“명헌아! 괜찮았어?”
낙수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수어 하면서 알려주는데 괴생명체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음
“그래도 관리하는 연구원님이 착해서 다행이다. 쉬는 시간도 있고...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낙수의 종알거림을 들으면서 둘은 퇴근 버스에 올라탐
다음날 명헌이는 수족관의 방에 가서 똑같이 일하기 시작함
그리고 가져온 책을 읽는데 불안해하면서 슬쩍슬쩍 수족관을 확인하는데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우성이가 나오지 않음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책에 집중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족관 안 우성이가 큰 눈을 가지고 명헌이를 쳐다봄
점심때쯤 책에 눈뜨고 크게 기지개를 피는데 그거 보고 따라 하는 우성이
명헌이는 우성이가 자기를 따라 하는 걸 알아차림
그러면서 드는 호기심에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해보는데 전부 다 따라 함
농구 골대를 향해 슛 넣는 것처럼 두 손을 올려 슛 넣는 것까지 따라 함
손을 올렸다 내리면서 튀긴 물방울에 소리 없는 웃음을 짓는 명헌이
명헌이 웃는 걸 지켜본 우성이가 점점 다가오는데 수족관에 막혀 끼잉끼잉 거리는 소리만 냄
그거 듣고 무섭지만 조금씩 전진하면서 점차 가까워지는 둘
서로 수족관의 유리만 남긴 채 가까워졌을 때 명헌이는 조심히 손을 들어 우성이의 얼굴에 손을 가까이 다가감
그 손을 지켜보던 우성이는 불쑥 머리를 들이밀어서 명헌이가 만지기 쉽게 다가감
처음에 불쑥 다가와 당황한 명헌이가 손을 움찔하며 멀어지니 그만큼 더 다가와 물이 출렁출렁 넘쳐나는데 그에 굴하지 않고 명헌이는 우성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줌
명헌이가 만질수록 기분 좋은지 낑 하는 소리 한번 내고 명헌이의 손길을 즐김
둘은 그렇게 한동안 있다 점심시간을 끝내는 알리는 소리에 명헌이는 화들짝 놀라 수족관에서 멀어짐
낑낑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방금 우성이가 수족관에서 움직이면서 흘린 물 치우기에 급급함
계속 낑낑거리며 다가오니 물은 계속 넘쳐흐르고 더 바빠진 명헌이를 보던 우성이는 어느 순간부터 더 움직이지 않고 명헌이 하는 행동을 가만히 보기만 함
그러고 나니 더 흐르는 물이 없어 금방 청소가 마무리되고 끝나자마자 우성이에게 다시 다가가는 명헌이였음
우성이는 물에 얼굴 반만 담근 채 명헌이가 다가오길 기다렸음
명헌이가 다가오자 얼굴 내밀고 끼잉 거리며 다가가는데 명헌이는 우성이의 얼굴을 보고 홀린 듯 우성이의 얼굴을 쓰다듬음
생각보다 차갑지는 않고 미적지근한 온도의 피부에 명헌이는 쓰다듬기만 함
명헌이가 도망치지 않고 쓰다듬어주니 그 손길에 모든 걸 맡긴 채 쓰다듬 받는 우성이 멀리서 보기에도 둘 사이는 평화로워 보였음
그렇게 둘은 말이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데 명헌이가 점심으로 먹지 않은 계란을 보여주며 수화를 보여줌 그걸 따라 하는 우성이 보고 우성이가 계란이란 손동작을 완벽히 해냈을 때 계란을 손에 쥐여줌
주면서도 이걸 안 먹으면 어쩌나 고민하던 명헌이였지만 우성이는 계란을 받고 고개만 갸웃거리니 손수 껍질을 제거한 채 먹여주기까지 한 명헌이
다행히 우성이는 입에 들어간 계란을 뱉지는 않고 잘 먹음
그거 보고 미소 짓는 명헌이와 명헌이가 미소 지으니 똑같이 웃는 우성이였음
둘이 그렇게 몇 가지 소품들로 수화 공부 하다 보니 퇴근을 알리는 알람이 울림
명헌이는 그 소리 듣고 머뭇거리다 퇴근 하지 않은 게 걸리면 다시는 출근을 못 하게 되니 주섬주섬 가방을 챙김
명헌이가 떠나는 걸 슬픈 눈으로 쳐다보는 우성이와 그런 우성이 보고 떠나기 찝찝한 명헌이는 방문에 서 있다 다시 돌아와 우성이 머리를 쓰다듬고 떠남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인 모습은 명헌이가 쓰다듬고 간 머리를 자기 손으로 쓰다듬는 우성이의 모습이었음
퇴근 카드 찍는데 평소보다 늦게 도착하니 낙수가 손 흔들면서 이리로 오라고 소리치고 있어서 그곳으로 달려가 줄을 섬
“왜 이리 늦었어?”
‘책 읽다가 늦었어.’
“별일 없었나 보다”
하고 종일 있던 일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낙수와 고개만 끄덕이면서 반응해주는 명헌이는 퇴근 버스에 올라타서까지도 쉼 없이 대화를 이어나감
“아 현철이는 언제 와?”
‘모르겠어...2달 정도 걸린다 했는데...’
“거의 다 된 거 아니야?”
결국 둘이 헤어지는 구간에 도달해서야 손 흔들면서 헤어지는 둘임
현철이는 명헌이 아랫집에 사는 형제 중 첫째인데 가끔 외지로 나가서 돈 벌고 돌아옴
정확하게는 무슨 일 하는지 모르지만 말 하는 거나 행동거지로 봤을 때 불법 격투 경기를 나가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낙수와 명헌이임
집에 도착하고 늘 하는 루틴대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우려고 하는데 띵똥-하는 초인종 소리에 현관문으로 향함
현관문 외시경을 통해 먼저 확인하니 얼굴에 거즈를 덕지덕지 붙은 현철이가 보임
문을 열어주니 얼굴에 거즈를 덕지덕지 붙인 현철이가 서 있음
문을 열어주니 현철이가 툭 하고 하나 던져주는데 당황해서 급하게 잡고 현철이 쳐다봄
“전에 갖고 싶다고 한 거, 네가 말해줘서 현필이 동네 마트에 취업했다고 들었어 취업 턱이야.”
말똥말똥 쳐다보는 명헌이 보고 손 흔들면서 자기 집으로 내려가는 현철이
현철이가 떠나고 급하게 잡느냐 확인 못 했던 걸 확인해보니 구식의 현재는 잘 안 쓰는 DMB가 되는 소형 라디오였음
명헌이네 집은 TV가 없어서 라디오랑 TV랑 같이 나오는 제품을 갖고 싶다고 전에 스쳐 지나가듯 말한 걸 현철이가 이번에 갔다 오면서 챙겨와 준 거였음
한번 틀어보니 지직-소리와 함께 라디오가 틀어짐
침대에 가져가 이불 덮고 누우면서 여러 채널 확인해보니 농구 채널도 나옴
옛날부터 농구를 좋아했는데 말도 못 해서 친구들이 없어 늘 동네 아이들이 서로 경기하는 것만 쳐다보던 명헌이였음
그렇게 농구경기보다 시계 보니 늦은 시간이라 급하게 정리하고 잠을 청함
평소보다 늦게 자서 그런지 촉박한 출근 준비를 하다 협탁 위의 DMB를 보고 잠시 망설이다 가방에 우겨 놓은 채 출근함
오늘도 평소랑 같이 낙수랑 만나고 출근 카드 찍으면서 하루를 시작함
배정받은 구역으로 떠나려는 둘을 부르는 청소반장
위에 높은 분들한테 가야 한다며 둘한테 입을 조심하라고 이야기함
낙수는 꿍얼꿍얼하는데 그런 낙수를 부릅뜬 눈으로 쳐다보더니 입을 조심하라고 고함침
평소라면 무시했을 반장인데 이런 식으로 화내는 게 처음이라 당황한 낙수는 입 꾹 닫고 청소반장을 따라 발걸음을 옮김
둘은 따라가면서도 찝찝한 기분을 버리지 못하고 느리게 발걸음을 이어나감
둘은 평소에 방문할 수 없는 층에 도착해 당황한 둘이었지만 청소 반장은 자연스레 발길을 옮김
문에 노크하니 들어와-란 소리에 문을 열고 고개부터 숙이는 청소반장에 둘도 엉겁결에 고개부터 숙임
들어가자마자 고개 숙여서 방의 주인을 모르는데 방의 주인은 자그맣게 혼잣말을 중얼거림
“고개 들어”
“소령님, 여기 말씀하신 아이들 데리고 왔습니다”
“그럼 자네는 그만 가봐”
“네, 필요하면 또 전화 주시길 바랍니다”
하고 떠나는 청소 반장
“이름이 뭐지?”
“김낙수랑 이명헌입니다.”
“누가 내 손가락을 발견했나?”
“명헌이가 발견했습니다.”
“이명헌 군은 대답을 못하는 건가 안 하는 건가?”
“명헌이는 선천적으로 언어장애인입니다.”
“아 벙어리였군, 그럼 이해하지. 자네들이 내 손가락을 발견해준 덕분에 이거 봐봐 다행히 손가락이 붙어 있긴 해”
“...”
“고맙다고 치하해주기 위해 부른 거니 그렇게 긴장하지마”
“...네”
“그러고 보니 한 명은 괴물 있는 방을 청소 중이라고 들었는데 그 괴물을 봤나?”
‘봤어요’
수화하는 명헌이를 쳐다보다 낙수를 쳐다봄
“못 봤다고 해요”
“다행이군...명헌군도 이렇게 되지 않길 비네”
하면서 본인의 수지 접합한 손가락을 보여줌
“그러고 보니 둘 다 그 존재에 대해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않았지? 둘 다 빈민가 출신이니 더 잘 알 거로 생각하네.”
하고 둘은 내보내는 소령
조용히 아까왔던 길을 따라가는 둘
“치하는 무슨...아무것도 안 주면서 장난하나..역시 쫌생이 맞다니깐...”
그런 낙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씩 웃는 명헌이
“근데 나 너희 집에 며칠간 신세 져도 될까?”
‘상관없어, 그리고 현철이도 돌아왔어’
“고마워, 그럼 퇴근하고 집 들렀다가 짐 좀 챙기고 갈게”
‘그래’
둘은 각자 본인들이 맡은 구역으로 돌아감
오늘도 우성이 볼 생각에 신나며 들어가는 명헌이를 반기는 건 여러 연구원과 동오였음
“명헌 씨 오늘 안 오는 줄 알았어요”
-소장이 불러서 좀 늦었어요
“그럼 우리 연구 중이라 조금 있다가 일해주세요,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렇게 말만 하고 동오는 연구원들이랑 이야기를 진행함
명헌이는 의자에 앉아 연구원들과 수족관을 바라봄
연구원들이 뭐라 뭐라 하면서 우성이 부르는데 우성이는 꼬리하나 보여주지 않음
한동안 수족관 앞에서 실랑이하던 연구원들은 제풀에 지쳐 다 같이 떠남
그런 연구원들 보고 명헌이는 천천히 일어나서 청소 시작함
청소를 마친 명헌이가 수족관 근처로 가서 기웃기웃거리는데 나오지 않는 우성이에 실망해서 뒤 도는데 그때 명헌이한테 뒤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약간의 차가움이 있어 뒤돌아봄
거기에는 수족에 기대 방글방글 웃으면서 명헌이 쳐다보는 우성이였음
본인이 물 많이 튀기면 명헌이랑 오래 못 있겠다는 걸 깨달았는지 우성이는 최소한의 움직으로 바닥에 물을 많이 안 흘림
그거를 알아차리고 살짝 미소지음
둘은 그렇게 둘만의 시간을 보냄
명헌이가 가져온 책이나, 도구들을 수화로 알려주면 우성이는 금방 습득해서 명헌이를 따라 함
우성이에게 더 알려줄 것들이 없나 싶어서 가방을 뒤져보는데 발견한 건 어제 현철이가 줬던 DMB
망설이다 그걸 들고 우성이에게 보여줌
고개 갸웃거리는 우성이가 만지려고 하니 물 묻은 신체라 전기 발생할까 만지지 못하게 함
그러고 켜보니 어젯밤 명헌이가 보다 잠들었던 농구경기를 재방으로 방송해주고 있었음
갑자기 작은 화면에 여러 명의 사람이 나와 신기해하는 우성이가 엄청난 집중력으로 화면을 응시함
그런 우성이가 어린아이 같아서 킥킥 웃으면서 쳐다보는 명헌이
그런 그들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건 동오였음
동오는 집에서 가져온 간식거리 명헌이에게 주려고 다시 온건데 보이는 건 자기들이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던 우성이랑 하하호호 거리면서 웃고 있는 장면이었음
동오는 그런 둘을 보면서 빠른 속도로 수첩에 필기하기 시작함
그날은 동오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둘만의 시간이 끝남
또 퇴근을 알리는 안내방송에 떠날 준비하는 명헌이 보고 시무룩해 하는 우성이랑 그런 우성이를 안타까워하는 명헌이
결국 어쩔 수 없이 떠나는 명헌이를 빤히 쳐다보는 우성이였음
퇴근 카드 찍는 곳에서 만난 낙수랑 대화 좀 하다 헤어진 명헌이는 마트에 들려 장을 봄
평소와 다르게 많은 장을 보는 명헌이에게 마트 계산원은 관심을 가지지만 명헌이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반응해주지 않음
짐 한가득 들고 가다 누군가 짐을 뺏어가 당황스럽게 쳐다보는데 현필이를 데리러 마트에 온 현철이였음
“뭘 이렇게 많이 샀어? 나 돌아온 기념이야?”
‘맞아’
“진짜? 좀 있다 현필이랑 올라가면 돼?”
‘올 때 안 쓰는 그릇 하나만 가져올래?’
“누가와?”
‘낙수, 며칠간 우리 집에서 자기로 했어.’
“다른 건?”
‘괜찮아’
“그럼 이거 내가 들게, 현필이도 지금 퇴근이라 옷 갈아입으러 갔어.”
둘은 그렇게 마트 앞에서 대화하는데 옷 갈아입고 도착한 현필이도 같이 합세해 집으로 돌아감
“좀 있다 올게, 언제쯤 올까?”
시계를 쳐다보다 30분 뒤쯤 오라고 하는 명헌이
장 봐온 거 정리하고 요리하면서 낙수가 잘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명헌인데 띵똥 하는 소리에 문을 여니 그곳에 한쪽 볼이 팅팅 부어서 인사하는 낙수가 있었음
“고마워, 현철이는 언제 온대?”
‘곧 10분 정도 있으면 도착할 거야’
“그럼 내가 뭐 할까?”
‘얼굴 치료?’
“...혼나겠지...”
한숨 푹 쉬고 익숙한 듯 명헌이네 집 장을 열고 구급상자 꺼내 자연스레 멍빼는 연고 바르는 낙수와 부엌에서 바삐 움직이는 명헌이임
잠시 뒤 다시 딩동 하는 소리에 문 여니 현철, 현필이 형제가 양손 가득히 짐을 가지고 옴
“우리가 많이 먹을 것 같아서 더 챙겨왔어.”
“두 분다 안녕하세요 헤헤”
낙수는 그런 둘한테 뒤돌아서 앉아있음
그런 낙수가 의심스러워 빠르게 다가와 확인하는데 한쪽 볼이 팅팅 부은 거 보고 한숨 푹 쉬는 현철이
“그 새끼 왔어?”
“...어”
“어휴 잘했다....얼굴이 이게 뭐냐?”
“지는....너가 더 엉망이잖아”
“너랑 나는 다르잖아 임마...”
낙수네 아버지는 가정폭력범이라 낙수 어머니는 낙수가 어릴 때 도망가고 그 뒤 낙수를 폭행하고 번 돈을 갈취해가며 노름에 쓰는 인간임
처음 둘이 알게 되었을 때 낙수가 다쳐서 온 거 보고 현철이가 죽일 거라고 씩씩거리는 걸 낙수랑 명헌이가 둘이서 말려서 불발된 적이 있을 정도라 낙수는 현철이 만날 때는 특히 더 조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하필 오늘 집 나오기 전에 걸려서 거하게 맞고 옴
그렇게 4명만의 조촐한 식사를 하고 현철이 떠나 있는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함
거기에는 연구소에 있었던 괴물 얘기까지 포함됨
유독 그 얘기에만 말 없는 명헌이였지만 낙수는 손가락 절단된 장군의 이야기를 신나게 이야기함
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잘 시간이 돼서 떠나는 현철, 현필 형제들
미리 펴 놓은 이부자리에 누운 낙수가 먼저 곯아떨어짐
명헌이는 그사이 오늘 있었던 우성이를 생각하며 천천히 잠에 들음
그렇게 며칠간 똑같은 하루가 반복됨
동오는 우성이랑 수화로 대화하는 명헌이를 보면서 연구를 하고 우성이랑 명헌이는 둘만의 세상에 빠져서 수화를 연습하고 하루를 마무리함
낙수는 한동안 명헌이네 집에서 숙박하면서 다 같이 저녁에는 현철, 현필이랑 수다 떠는 평범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었음
평온해 보이는 일상들이었지만 밤의 연구소에는 우성이를 데리고 전기고문을 하거나 괴롭히는 장군이 있어서 우성이의 꼬리 쪽 형태는 처참했는데 하루 정도 지나면 상처는 낫기에 명헌이는 우성이의 고문에 대해 알지 못했음
그렇게 점점 강도 높은 고문을 이어가다 도움이 되지 않는 우성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그냥 우성이를 죽이고 끝내자고 이야기가 위에서 내려옴
동오는 이미 우성이란 존재에 푹 빠져서 우성이를 이런 식으로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해 다음 날 명헌이에게 말하기로 함
그날도 평소와 같이 청소하고 남은 시간 우성이랑 농구 경기 보면서 장난치는 명헌이한테 동오가 다가옴
우성이랑 잘 지내는 걸 들켜서 쫓겨날 것 같아 두려움에 떠는 명헌이에게 동오는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함
우성이는 동오를 보자마자 하악질까지 하는데 명헌이는 이런 게 더 마이너스 될까 봐 안절부절못함
“명헌 씨, 우성이랑 잘 지내고 있는 거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요. 제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을까요?”
‘부탁이요?’
“명헌 씨에게 나쁜 건 아닐 거예요, 우성이를 데리고 도망갈 수 있을까요?”
‘우성이를요?’
“명헌 씨는 모르겠지만 우성이는 밤마다 장군한테 고문당하고 있어요. 하루 정도 지나면 금방 낫기도 하고 꼬리 쪽이라 알기 어렵지만요.”
당황한 명헌이가 몸을 낮춰서 우성이 꼬리 쪽을 확인해보지만, 상처는 보이지 않음
“그리고 며칠 있으면 우성이를 죽일 거예요, 위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우성이를 죽여요?’
“네, 무슨 짓을 해서라도 할 사람들이에요...2일 뒤 장군이 회의 때문에 수도에 한 일주일 정도 갈 거예요. 그때가 기회예요. 제가 도와줄 테니 도와줄 다른 사람을 구하세요”
하고 울리는 전화기에 전화 받으면서 떠나는 동오랑 그런 동오를 쳐다보는 명헌이와 자기한테 관심 달라고 낑낑거리는 우성이
그날 우성이랑 있으면서 집중 못 하는 명헌이 때문에 삐진 우성이가 퇴근을 알리는 방송에 명헌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먼저 수족관 깊은 곳으로 도망감
그런 우성이를 보며 심란한 심정 때문에 표정이 나빠짐
퇴근길 나쁜 표정의 명헌이 때문에 낙수도 덩달아 말 걸지 못하고 드물게 조용히 집으로 향하는 둘
저녁 먹으러 올라온 현철, 현필이도 덩달아 명헌이 눈치를 보며 조용히 식사하기 시작함
식사가 거의 다 끝날 때쯤 현철이가 명헌이에게 질문함
“명헌아, 어디 아파? 표정이 안 좋네”
‘얘들아, 나 부탁할 게 있어...’
“부탁?”
‘우선 뭐라 하지 말고 들어줄래?’
“...뭐...우선 들어볼게”
‘나랑 같이 우성이 데리고 나와 줄 수 있어?’
“이명헌 너 미쳤어?”
“낙수, 너 진정해봐. 우성이가 누군데? 무슨 일이야?”
“우성이는 내가 말한 수족관 괴물!”
“명헌아 군부시설에 있는 괴생명체를 데리고 도망치자고? 너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는 거 알지?”
‘...알아, 근데 시간이 정말 없어, 곧 죽인다고 했어. 부탁해...’
눈물까지 글썽이는 명헌이 때문에 전부 말없이 가만히 있음
“저라도 괜찮다면 도와드릴게요..”
“현필아! 너 이런데 끼지 마”
“미...안해 형...근데 도와두고 싶어, 명헌이 형이 우릴 많이 도와줬잖아”
“하! 그럼 너 혼자 보낼 수 없으니 나도 도와야지”
“너희 지금 얘 말려도 모자를 참에 뭐해!”
“나는 명헌이가 이렇게까지 부탁하는 건 처음이야, 여태껏 도움받았으니 도와줘야지. 낙수 너는 어쩔건데?”
“...”
“안 할 거면 비밀이나 지켜”
“누가 안 한 데? 그래서 이명헌 계획은 있지?”
그제야 시작된 작당 모의
매주 수요일은 현필이네 마트에서 연구소에 식자재 배달을 하는 날인데 늘 바쁘기에 마트는 현철이에게 배달 부탁을 했음
현철, 현필이가 마트 차를 타고 오면 거기에 낙수랑 명헌이가 우성이를 옮기기로 함
“CCTV는 어떻게 해?”
‘도와줄 사람이 있어.’
“누구?”
‘연구소장님, 그분이 먼저 권했던 이야기야, 내일 내가 가서 이야기해볼게’
“그래, 그럼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해보자”
다음 날 출근하고 수족관 방에서 동오가 명헌이에게 다가옴
“도와줄 사람들 구했어요?”
‘친구들이 도와주기로 했어요’
“계획이 있나요?”
‘수요일 마트에서 배달 올 때 친구들이 배달오기로 했고 저랑 다른 한 명이 우성이를 차에 넣으려고요’
“그럼…. 이번에 제가 마트에서 큰 물건을 주문하고 반품하는 식으로 하면 상자에 우성이랑 수조를 넣고...cctv는 제가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방의 CCTV는 제가 관리하니깐 그 정도는 쉬워요. 화요일에 장군이 수도로 떠나니깐 시간도 적당해요.”
그렇게 약속하고 다들 각자만의 준비를 시작함
동오는 상부에 우성이 연구를 위해 작은 욕조를 산다고 하고 명헌이는 우성이에게 설명하느냐 매일매일 퇴근을 하면 진 빠져 아무것도 못 해 낙수가 집안일을 대신해줄 정도였음
현철이는 미리미리 마트일 좀 도와주면서 수요일 배달 부탁까지 미리 받아놓음
그렇게 디데이 날 현철, 현필이 형제는 마트 차에 짐을 넣는데 큰 욕조 때문에 봉고차를 이용하기로 됨
“현철이가 도와줘서 다행이야~, 마트에 현필이만 남자인데 이 욕조 주문 들어왔다고 해서 얼마나 걱정했는데...고마워~ 이번에 좀 더 챙겨줄게”
“시간도 남아서 괜찮아요,”
“잘 다녀오렴~”
그렇게 출발하는 형제들
현필이는 긴장해서 그런지 얼굴이 평소보다 하얗게 질려있음
“현필아 걱정하지마”
“으응...”
그렇게 도착한 연구소는 늘 엄격한 출입 통제를 하기에 마트 차가 연구소에 도착하자마자 둘 다 차에서 내리도록 명령함
둘이 내리고 군인이 들어가서 짐들 하나하나 확인해보는데 별 이상이 없어서 들여보냄
그렇게 둘은 도착하고 짐을 전해주는데 욕조를 우선 동오의 방까지 전달해주고 나머지 짐 배달을 위해 바삐 움직임
동오랑 눈 마주치고 눈인사만 가볍게 나누고 동오는 문 앞에 청소반장에게 짐 옮길 직원 한 명만 보내달라고 부탁함
청소반장은 이런 잡일을 어린 명헌이나 낙수 시켜서 다 계획한 것들이었음
“명헌 씨는 이미 도와주기로 했어요”
“아 그럼 명헌이 친구인 낙수 보낼게요, 급하신 걸까요?”
“네 급한 거라 빨리 부탁드려요”
“금방 보내드리겠습니다”
청소반장이 낙수를 부르자마자 투덜투덜하는 낙수 무시하고 명헌이 구역에 가서 일 좀 도우라고 시킴
투덜거리면서 가는 낙수보고 혀 차는 청소반장
수족관 방에 도착하자 보인 건 동오랑 명헌이가 작은 욕조에 물 담고 있는 모습과 우성이가 고개만 내민 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었음
“저게 그 괴물이야? 괴물치고 너무 잘생겼는데?”
대답 없는 두 사람에 옆에서 묵묵히 물 옮겨 담는 낙수
물을 가득 채우니 이제 해야 할 건 우성이 옮기기였음
다들 우성이 옮기는데 고민하다 같이 옮기려고 동오가 욕조에 손 넣자마자 하악질하며 도망가는 우성이보고 난감한 세 명
결국 손길을 피하지 않는 명헌이가 손 넣으니 끼잉 하고 다가와 치대는 우성이 때문에 한숨만 푹 쉬고 명헌이가 있는 힘껏 들어 올려 겨우 욕조까지 옮김
겨우 우성이 옮기고 한숨 한번 푹 쉬는데 그것도 모르고 좋다고 명헌이 손잡고 조물딱 만지는 우성이
우성이한테 수화로 우리 집 갈 거니 조용히 하라고 하는 명헌이 보고 낑! 소리 내며 욕조 바닥으로 가라앉는 우성이
욕조를 수레 위에 올리고 상자로 가려둠
셋은 그걸 끌고 마트배달 차에 도착함
“아니 이번에 주문한 욕조 이게 뭡니까? 군데군데 깨지고 아주 못쓰겠어요!”
“죄송합니다...이건 주문 취소해드리고 마트 측에서 환불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일은 또 처음이네, 다음부터 이런 식으로 배달하지 마세요!!”
크게 화내는 동오는 처음 본 거라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동오 눈치만 살금살금 봄
현재 장군이 없는 연구소에서는 동오가 다음 가는 권력자였기에 다들 동오가 화내면서 무슨 불똥 튈까 무서워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감
현철이랑 현필이만 고개 숙여 사과하고 그 앞에 동오는 화내고 있고 옆에 낙수랑 명헌이만 뻘쭘하게 서 있음
“그쪽 깨진 욕조 때문에 우리 직원이 다쳤는데 어쩔거예요?”
두껍게 붕대 두른 명헌이의 손 보여주며 따지니 더 고개 숙이는 현철, 현필이
“당장 이 깨진 욕조 가져가시고 우리 직원도 병원에 데려다주세요, 다시는 이런 일 없길 바라요”
하고 떠나는 동오 뒤에서 계속 고개 숙인 현철, 현필이 형제
“죄송합니다...병원으로 같이 가야 할 것 같네요...병원비는 마트 측에서 보상하겠습니다...우선 같이 차에 타고 나갑시다”
차 뒤에 수레를 끌고 들어가는 명헌이랑 시무룩한 표정의 현필이,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는 표정의 현철이까지 셋이 마트 차에 타 연구소를 유유히 떠남
연구소가 보이지 않자 상자를 살짝 들어서 우성이가 잘 있나 상자를 살짝 열어보니 우성이의 눈동자가 보여서 살짝 웃는 명헌이
그렇게 마트에 도착했는데 있었던 일 설명하고 직원이 친구라 많이 다치지 않아 집에 가서 치료하겠다 말함
마트 주인은 명헌이가 다쳤다 해서 놀랐는데 다친 사람이 명헌이라 한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음
셋이 친하니 보상은 따로 안 해줘도 되겠단 생각이 듦
그리고 현철이가 자기가 배송 잘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사과하고 욕조값까지 줘서 마트 주인은 타격받은 게 없음
두 번 정도 거부했지만, 현철이가 앞주머니에 억지로 쑤셔 넣어서 결국 받게 된 마트 사장
셋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하자 셋은 낑낑거리며 겨우겨우 명헌이네 집에 우성이가 든 욕조를 넣어둠
현철, 현필이는 마트에 차 가져다주고 나머지 근무하러 출발함
명헌이가 미리 받아둔 욕조에 우성이를 풀어주니 너무 작아서 꼬리가 튀어나옴
그래도 명헌이랑 같이 있어서 즐거운지 싱글벙글 미소짓는 우성이
낙수가 퇴근 시간에 와 확인하는데 우성이 보는데 아무리 봐도 욕조가 우성이에 비해 너무 작음
“우성이를 강에 풀어줘야하는거 아니야? 너무 작은데...”
‘그래...연구원님이랑 얘기해봐야겠어...’
그날부터 샤워는 현철, 현필이네 집에서 씻기로 한 둘
“연구원님이 너 2~3일 정도 휴가 준다고 나오지 말라고 하셨어.”
그 말 듣고 화색 도는 명헌이의 얼굴
“우성이랑 있는 게 그렇게 좋아?”
‘걱정되니깐...’
그날 밤 우성이 보기 위해 올라온 현철, 현필이 형제
그런 존재는 처음 봐서 신기하게 쳐다보는데 그게 기분 나쁜 우성이가 물 끼얹어 둘은 폭싹 젖음
당황해하는 낙수와 명헌인데 현철이는 그저 웃긴다는 듯이 엄청나게 크게 웃음
그리고 가방을 뒤져서 가져온 농구공을 우성이에게 던져줌
처음 보는 실물 농구공에 신난 우성이가 하이톤으로 낑!! 소리침
신기한 듯 농구공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명헌이 쳐다보는데 얼굴에 가득한 미소에 넷은 흐뭇한 미소지음
농구공 던져보란 듯이 손 까딱이는 현철이에게 패스하는 우성이
“오 처음인데 되게 잘하네, 선수 해도 되겠어.”
“농구공 오랜만이네...이거 왜 가져왔어?”
“그냥 전에 이게 농구 좋아한다면서 그래서 집에 굴러다니던 거 가져왔어.”
“저...저희가 가끔 근처 농구장에서 농구 하거든요”
그렇게 도란도란 얘기 나누니 자기만 빼고 대화 나누는 게 싫은 것인지 아니면 농구공을 안 돌려줘서 삐진 것인지 꼬리로 수면을 내려쳐 물이 넘치게 만든 우성이 보고 웃긴다는 듯 웃는 친구들
그렇게 다 같이 화기애애하게 하루가 마무리되고 낙수가 출근을 위해 먼저 집을 나감
오랜만에 휴가라 평소보다 조금 더 늦게 일어난 명헌이는 일어나자마자 샤워실에 가서 우성이를 확인함
작은 수족에 꾸겨져 있는 우성이를 보고 안타까운 명헌이가 살짝 튀어나온 우성이의 꼬리를 쓰다듬음
누군가 만지는 촉감에 일어난 우성이가 눈 뜨자마자 보이는 건 명헌이라 기쁜 미소짓고 상체 일으켜 명헌이를 꼭 껴안음
축축한 우성이가 껴안아 옷이 다 젖은 명헌이는 그것이 기분 나쁘지 않은지 우성이를 마주 껴안아 줌
그렇게 둘은 즐겁게 샤워실에 여러 가지 짐을 가져와 하나씩 만져보면서 하루를 보냄
낙수가 퇴근할 시간이 다가와 명헌이가 먼저 나가는데 그거 보고 끼잉끼잉 우는 우성이
‘금방 돌아올 거야 기다려’
나가서 저녁 준비하는데 띵똥 소리에 나가보는 명헌이
나가면서 낙수는 그냥 들어올 텐데?? 생각하면서 현관문을 열어줌
열고 보이는 건 술에 취한 거구의 남자였음
“낙수 이새끼 여기 있지?”
‘잠시만요!’
“뭐라는 거야 벙어리새끼가 비켜!!”하고 집을 뒤지는 낙수네 아버지
모든 방을 뒤지다 남은 건 샤워실인데 문에 손대자마자 명헌이가 당황해서 낙수네 아버지를 말림
“벙어리 새끼가 왜이래! 여기 낙수새끼가 숨어있는 거구나 비켜!”
하고 둘이 몸싸움하고 있을 때 샤워실 안에는 끼잉끼잉 거리는 우성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짐
“이새끼 왜이래 비켜!!”하고 문을 거의 연 아버지는 샤워실 안의 형체를 보고 낙수라 생각함
그런데 열다가 퇴근하며 집에 돌아온 낙수가 들어와 샤워실 문 앞에 서서 샤워실 안을 가림
“너 이새끼 돈도 안 가져오고 이런데 도망가면 뭐가 바뀌는 줄 알았어?”
“아버지 잠시만요..”
“이게 어디서 말대꾸를! 지애미랑 똑같긴 너 같은 애들은 맞아야 말을 잘 듣지!”
하고 낙수에게 손찌검을 날리는 아버지
당황한 명헌이가 올라간 아버지의 손을 잡는데 술 취한 성인의 힘을 못 이기고 밀쳐짐
그리고 바로 낙수를 한 대 때리는 아버지
“...짐만 챙기고 갈게요...우선 이거 먼저 받으세요”
낙수가 건네주는 월급봉투에 흐뭇하게 미소지으면서 떠나는 아버지
“오늘 안 들어오면 벙어리새끼 다리 병신으로 만들 테니 한번 보자고”
돈 때문에 신나서 콧노래 부르면서 떠나는 아버지와 그걸 허망하게 바라보는 낙수
“미안해 명헌아...나 때문에 다치게 만들고…….”
‘진짜 가게?’
“널 다치게 할 순 없잖아...현철이랑 현필이에게 인사 부탁해.... 우성이는 연구원님이 보러 온다고 했어, 그동안 고마웠어, 내일 연구소에서 보자”
그렇게 떠나는 낙수를 안타깝게 쳐다보는 명헌이는 샤워실에 들리는 우성이의 비명에 급하게 들어감
들어가니 우성이가 나오려고 노력했는지 바닥에 뒹굴고 있는 모습이 보여 급하게 안고 욕조에 넣고 물을 틂
우성이는 밀쳐져서 쓸린듯한 명헌이의 볼을 보더니 손을 뻗음
그 손에 얼굴을 가져다 대니 휙 잡고 끌어당겨 상처를 입은 볼에 입을 맞춤
당황한 명헌이가 고개를 들어 올리니 헤헤 웃고 있는 우성이
명헌이가 입 맞춘 볼에 손을 대니 방금까지 있던 통증이 없어 일어나 샤워실의 거울을 확인하니 쓸린듯한 상처가 없어짐
그제야 우성이가 연구소에 있던 이유를 알게 된 명헌이는 심각해짐
이걸 들키면 우성이는 평생을 연구소에 있거나 해부당하게 뻔하니 우성이를 멀리멀리 도망가게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음
그러고 얼마 있지 않아 초인종 소리가 남
이번엔 누군지 외시경을 통해 확인하니 동오가 문 앞에 서 있음
동오인걸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고 동오가 집에 들어옴
“명헌 씨, 우리 일정이 촉박해요...장군이 3일 있다가 돌아온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럼 출근은 다음 날 할 테니 그 날밤에 폭우가 내린다고 하니 그때를 날로 잡고 우성이를 강으로 방류해야 해요”
‘그렇게 빨리요?’
“시간이 없어요, 그럼 이것도 몰래 온 거라 금방 가볼게요, 내일 출근해서 다시 얘기해요”
자기 할 말만 하고 빠르게 떠나는 동오를 쳐다보는 명헌이
그리고 샤워실에 들어가 우성이를 빤히 쳐다봄
‘강으로 보내줄게’
강이란 단어를 몰라서 고개를 갸웃하는 우성이에게 강 사진 찾아 보여주는데 그거 보고 하이톤으로 낑! 소리를 내면서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봄
그런 우성이를 미묘한 표정으로 보는 명헌이랑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강 사진만 그리운 듯 보는 우성이
얼마있지 않아 현철, 현필이 형제가 올라와 엉망진창인 집안 보고 탄식이 흘러나옴
“무슨일 있었어? 낙수는?”
‘아버지가 왔어’
“우성이는 괜찮아?안들켰어?”
‘낙수가 타이밍 좋게 와서 안들켰어’
“진작에 그새끼 죽여버려야했는데....”
‘그러지마...’
“형...그러면 안돼....”
“하....”
다들 기운 없이 바닥만 쳐다봄
‘3일뒤 바빠?’
“아니 괜찮아, 무슨 일 있어?”
‘우성이를 풀어줄려고, 장군이 그날 밤 도착한데 비 많이 내린다고 해서 그때 풀어줄려고’
“그날? 괜찮겠어?”
‘당연하지....하고 다른곳으로 떠나야할 것 같아...’
“겨우 그것 떄문에?”
‘나인걸 의심할거야...너희한테 민폐끼칠순 없어...’
“그래도...”
더 우울해진 분위기에 다들 말없이 집안 정리나 시작함
“어디로 가게?”
‘글세...연구원님이 준비해둔곳으로 갈려고’
“그럼 우리도 갈게, 우리 이곳에 아무것도 없으니 가도 돼, 낙수도 가는게 좋지 않을까?”
‘내일 물어볼게, 고마워’
그렇게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정리를 마무리하고 명헌이는 샤워실의 우성이 옆에 한참을 서서 같이 대화함
‘곧 자유로워질거야...’
명헌이의 말을 대부분 이해 못한 우성이는 명헌이가 좋아서 그저 명헌이보고 미소만 지음
그런 우성이보고 쓰게 미소짓는 명헌이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되고 명헌이는 잠자리에 들음
평소라면 잘 시간에 마음이 복잡해서 쉽사리 잠을 못이루는 명헌이였음
출근하면서 낙수를 볼려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지만 평소와 다르게 낙수를 발견하지 못함
평소와 다른 낙수의 모습에 명헌이는 출근카드를 찍고 낙수 청소구역으로 먼저 향하는데 명헌이를 보자마자 떠나는 낙수를 보고 말 없이 쳐다보는 명헌이었음
명헌이는 수족관방에 도착해서 청소를 시작하는데 그런 명헌이를 부르는 동오
“친구분들은 도와줄수 있다고 하냐요?”
‘네, 그런데 그때 말해준 다른 지역으로 이동 친구들도 같이 가능할까요?’
“친구들까지요...?”
‘네...혹시 안될까요?’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다들 괜찮다고 하나요?지금처럼 못 살 가능성이 높아요”
‘다들 괜찮다고해요, 부탁드려요’
“그럼 2일뒤 저녁 11시까지 준비를 끝내놓으세요”
떠나는 동오를 보는데 도중에 뒤 도는 동오
“오늘까지 저랑 대화한 수첩 버리세요!”
명헌이는 동오의 말을 듣고 알겠다는 표현으로 고개를 끄덕임
그걸 보고 안심하고 떠나는 동오
점심을 알리는 방송에 낙수가 평소에 점심을 하는 곳으로 향하는 명헌이
결국 계속 피하던 낙수랑 마주보고 앉을수있게도미
낙수의 얼굴을 보아하니 멍으로 얼룩덜룩한 얼굴이였음
“좀..그렇지...?”
‘떠나자’
“무슨소리야”
‘우성이를 2일 뒤에 강에 방류하기로 했어, 연구원님이 우릴 다른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준대. 우리 이러지 말고 같이 도망가자 현철, 현필이네도 같이 가기로 했어.’
“이렇게 많은 인원을?”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했어, 너는 어때?’
말없이 테이블만 쳐다보는 낙수
한참 동안 말 없다가 결심한 듯 알겠다고 대답함
다들 별일 없기를 바라면서 각자만의 준비를 시작함
명헌이는 남아있는 휴가를 신청함
“네가? 아직 남아있긴 하는데...”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해요...’
“어이구, 그거 전염성은 없는 거지?”
‘네, 전염성 질환은 아니에요’
“너도 알지? 이렇게 오래 쉬면 너 자리 없어질 수 있는 거”
‘...네’
“내가 최대한 손은 써보겠지만....”
‘....괜찮아요’
명헌이는 불쌍한 표정을 지어 청소반장의 동정심을 끌어냄
나름 말도 못 하는 명헌이를 불쌍하게 여겼던 청소반장은 자신만 믿으라며 큰소리를 땅땅 침
고맙다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명헌이를 보며 뿌듯해하는 청소반장
그렇게 퇴근한 명헌이는 허겁지겁 샤워실로 들어감
오랜 시간 명헌이를 기다린 우성이가 명헌이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이해줌
‘많이 기다렸지’
고개 쓱 빼내면서 만져달라고 애교부리는 우성이를 향해 명헌이는 얼굴을 쓰다듬어줌
그게 기분 좋은지 명헌이 손바닥에 고개를 비비적거리는 우성이를 보니 이런 우성이도 며칠 있으면 끝난다고 생각하면서 안타까움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내려 우성이 입에 입맞춤
그걸 피하지 않는 우성이는 고개 들어 떠나는 명헌이를 잡고 끌어당겨 욕조 안에 빠트림
당황한 명헌이가 일어나려고 하니깐 그대로 누르면서 키스하는 우성이였음
명헌이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길게 키스하는 우성이를 피하려고 얼굴을 이리저리 흔드는데 흔드는 대로 따라붙는 우성이를 피하지 못함
결국 참지 못해 물속에서 숨을 쉬게 되는데 생각과 다르게 숨이 차지 않음
당황한 명헌이가 우성이를 쳐다보는데 그런 명헌이 붙잡고 미소짓는 우성이
그러고는 다시 명헌이 입술을 향해 고개를 내림
우성이 치아가 너무 뾰족해서 명헌이 혀나 입술에 상처가 나면서 피가 나는데 계속하다 보니 명헌이도 우성이랑 키스하는 게 너무 좋아 계속 키스함
그렇게 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더 했다가는 입술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은 명헌이가 우성이를 밀치고 나옴
너무 아파서 입술을 매만지는 명헌이보고 상체를 내밀어 헤진 입술을 할짝대며 입 맞추는데 또 키스하는 줄 알고 고개를 피함
그런 명헌이를 끝까지 따라가서 입술에 입 맞추는 우성이
결국엔 우성이에게 져서 끝엔 입술을 내어주는 명헌이
아까와 다르게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바로 떨어지는 우성이인데 방금과 다르게 입술에 베이는듯한 통증이 사라짐
놀라서 거울을 보는데 분명 방금까지 손으로 만졌을 때 상처 입어 울퉁불퉁했던 입술이 평소의 두껍고 매끄러운 입술로 돌아가 있음
놀라서 우성이를 쳐다보는데 빙그레 미소짓는 우성이
그렇게 그날부터 계속 우성이 옆에 지내는 명헌이인데 우성이가 쉼 없이 명헌이를 욕조 안으로 끌어당기고 만지기까지 함
처음엔 당황했던 명헌이였지만 계속 반복되는 우성이의 행동에 익숙해진 명헌이도 어느샌가 즐기면서 우성이의 행동을 전부 받아줌
그렇게 남은 시간 동안 즐겁게 보낸 명헌이는 시간이 흐르고 우성이를 보내줘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심란한 표정이 지어짐
그런 명헌이 속도 모르고 명헌이가 출근하지 않아 즐거운 우성이는 명헌이한테 낑낑 애교나 부리고 있음
우성이가 부리는 애교에 반사적으로 우성이 머리만 매만지는 명헌이였음
그렇게 약속한 시각이 되고 명헌이는 집안을 뒤져 돈이 될만한 걸 미리 챙겨놨음
친구들도 한 명씩 올라와 준비를 시작함
평소와 다른 검은색 옷차림에 마스크까지 꽁꽁 싸매 얼굴의 노출을 줄임
동어까지 도착하자 다들 신중히 우성이를 작은 욕조에 옮기고 다시 상자를 씌워 조심스레 옮김
동요가 준비한 작은 밴에 각자 준비한 가방들을 던지고 폭우를 겨우겨우 뚫고 근처 강으로 향함
강에 도착해서 다들 비 맞으면서 우성이를 겨우겨우 방류하는데 우성이가 떠나지 않고 끼잉끼잉 울면서 명헌이한테 손을 뻗음
“우성아 네가 살던 데로 돌아갈 수 있지? 여기는 위험해. 어서 떠나.”
떠나지 않고 명헌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낑낑 우는 우성이 때문에 다들 마음이 안 좋아짐
그러던 중 그들 뒤로 검은 차가 한 대 급정거하면서 멈춤
당황한 사람들이 각자 챙긴 무기에 손을 대는데 거기서 나온 건 장군이였음
당황한 동오가 장군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다행히 다른 차들은 아직 안 보임
“동오, 자네가 날 배신할 줄이야...”
“장군, 당신이 어떻게?”
“밑에 연구원들을 너무 믿은 거 아닌가? 당신이 수상한 행동을 한다고 나한테 연락이 왔어 이런 짓을 벌일 줄이야...”
“...당신들이 우성이를 죽이려고 했잖아”
“저런 쓸모도 없는 존재를 죽이는 게 뭐가 아쉽다고, 이러다 상대편에 넘어가면 큰일이니 미리 싹을 뽑아 없애야지...”
다들 아무 말도 못 하고 장군만 쳐다봄
그런 장군이 품속에서 손을 빠르게 넣어 총을 꺼냄
갑자기 나타난 총에 다들 아무것도 못 하고 당황하고 있는데 장군은 나불나불 자기 할 말만 함
“그리고 그 빈민가 사람들은 왜 데리고 다니는 건가? 쓸모도 없는 것 같은데, 특히 그 벙어리 친구...수첩 같은 건 버릴 때 태워버려야지 그걸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끝이라 생각하나 본데 이번 기회에 배움을 얻기 바라네, 뭐 앞으로 쓸곳은 없겠지만 그리고 다른 아이는 부모 복이 많이 없더라고 돈 좀 찔러주니 나불대는 게 끝이 없더라고”
“...할 말은 그게 다입니까?”
“아 중요한 걸 말 못 했군...다들 잘 가게”
하고 총의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는데 그때 장군을 향해 날아오는 꽤 큰 돌이 장군의 다리를 정확하게 맞춤
그걸 맞고 순간 주춤한 장군을 향해 달려나가 어퍼컷 날리는 현철이
평소에 불법 투기장에서 하던 대로 장군을 무자비하게 공격함
나머지 동오,현필,낙수는 빠르게 차로 이동하면서 오지 않는 명헌이를 부르는데 명헌이는 우성이랑 헤어지기 힘든지 그 앞을 서성임
어느새 축 늘어진 장군을 발로 한 번 더 차고 떠나는 현철이도 명헌이를 크게 부름
그제야 우성이 앞을 떠나려고 자리를 벗어나는데 총격 소리에 다들 멈추어 서버림
총격 소리가 났던 곳을 따라 시선을 옮기는 바닥에 쓰러진 장군이 총을 명헌이를 향해 쏴버린 장면을 발견함
명헌이는 자기가 총에 맞은 거 믿기지 않는 듯 맞아 피가 철철 나고 있는 왼 가슴을 쳐다보기만 함
현철이는 달려나가 총을 든 장군의 손을 발로 밟아 총을 빼앗고 그걸로 바로 장군의 머리를 쏴버림
다른 사람들은 달려나가 명헌이를 에워싸고 피가 나오는 왼 가슴을 압박하는데 그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옴
다들 명헌이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걸 느끼지만 그 누구 하나 말하지 않고 피 좀 멈추게 압박하는데 모든 정신을 집중함
압박하고 있는 낙수의 손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돌려 강을 쳐다보는 명헌이
다들 명헌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겠지만 다들 명헌이를 강에 던지는 걸 머뭇거리면서 던지질 못함
그런 그들 사이로 하이톤으로 크게 우는 우성이를 한번 쳐다보고 명헌이를 쳐다보고 결국 결심한 듯 현철이가 명헌이를 들고 조심스레 강 위에 내려놓음
강 위에 내려진 명헌이를 향해 빠르게 꼬리 짓 하며 다가온 우성이는 구멍 뚫린 가슴을 쳐다보더니 고개 내려 그 부위에 입을 가져다 댐
다들 그 장면보고 당황해하는데 비에 가려져 정확하게 무슨 짓을 하는지 몰라 다들 우성이가 명헌이를 잡아먹는 것 같아 걱정함
현철이는 지금이라도 강에 들어가 온전한 명헌이의 시체라도 가지고 오기 위해 강에 당장이라도 들어갈 것처럼 다가감
그사이 우성이의 입맞춤으로 모든 게 치료된 명헌이가 눈을 뜨고 우성이를 한번 껴안음
다들 그 장면보고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 하는데 그런 친구들을 향해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드는 명헌이를 보고 안심함
“얼른 올라와, 이제 가야 해”
그런 낙수를 보고 고개를 흔들며 우성이를 껴안는 명헌이보고 다들 당황함
“명헌아....얼른”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오지 않는 명헌이보고 다들 손 내미지만 명헌이는 그저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우성이도 그런 명헌이를 따라 손을 흔들음
얼마간의 대치 후 이게 명헌이와의 마지막 인사인 걸 깨닫고 다들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함
“낙수야 그만 울어, 마지막인데 좋게 보내줘야지”
“그래도...”
“두..둘다 좋은 곳으로 갈 거예요. 저렇게 행복하게 웃고 있는걸요”
“그래...”
“우리도 이제 떠나야 해요, 준비해놓은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요”
“명헌아!!행복해!!!”
소리치는 낙수를 향해 더 크게 손을 흔드는 명헌이
우성이가 그런 명헌이를 이끌면서 강을 헤엄치며 떠나는걸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드는 친구들

